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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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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패러디로 세상을 까다
26 Epis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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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근혜

황당 근혜

2012-11-2501:32

"저는 오늘로...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 지난 25일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 나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입에서 '대통령직 사퇴' 발언이 나오는 순간 장내가 크게 술렁거렸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박근혜 후보는 "국회의원직을 사퇴합니다"라고 자신의 이전 발언을 바로잡았지만, 이어 나온 발언이 황당함을 더했다. "제가 뭐라 그랬습니까?" 한 달여 전인 지난 10월 21일에도 유사한 장면이 연출됐다. 정수장학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 전신인 부일장학회 국가 헌납 과정에서 강압이 없었다'는 게 법원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강압이 있었다'는 법원 판결과 어긋나는 주장이었다. 박 후보는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후 측근들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제가 아까 '강압이 없었다'고 얘기를 했습니까? 그건 제가 잘못 말한 것 같고요."라며 어색하게 상황 수습을 시도했다. 그로부터 또 한 달 전쯤인 9월 24일 박 후보는 과거사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5·16 쿠데타와 10월 유신, 인혁당 사건 등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행한 과거사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회견이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인혁당' 사건을 '민혁당' 사건으로 잘못 지칭해 피해자에 대한 사과의 진정성 논란을 자초했다. 거듭되는 박 후보의 황당한 말실수가 사생결단식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는 대선 정국에서 국민에게 박장대소든 실소든, 웃음을 선사하는 측면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어지는 실언이 대통령 당선을 열망하는 박 후보 자신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까?
근조 떡검

근조 떡검

2012-11-2101:08

검찰 행태가 참으로 가관이다. 이광범 특별검사팀에 의해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검찰 수사가 대통령 봐주기 엉터리 수사였음이 백일하에 드러나, 검찰은 그야말로 '개망신'을 당했다. 부장검사급 검찰 간부는 확인된 액수만 무려 9억 원대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다시 한 번 검찰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새내기 검사가 여성 피의자와 검사 사무실에서 성 접촉을 갖고, 이후 외부에서 성관계까지 맺어 온 국민을 경악시켰다. 검찰 발 '막장 드라마'가 이어지자, 시민사회와 정치권 등의 검찰 개혁 압력에 완강히 저항하던 검찰 수뇌부도 외부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검찰총장 입에서 '중수부 폐지 가능성'까지 흘러나오는 지경이다. 그러나 검찰의 개혁 다짐에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고, 일단 당면한 위기를 모면하려는 꼼수로 비치는 것은 '정치검찰', '떡검'으로 불린 검찰이 켜켜이 쌓아 올린 업의 결과가 아닐까....
안철수의 생각?

안철수의 생각?

2012-11-1400:43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의 협상 중단 선언 이후 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이 파행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16일 '즉각적인 민주당 혁신'을 요구하는 등 문재인 후보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하면서 상황은 더욱 혼미해지는 분위기다.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바람을 이루겠다"며 '후보 등록일 전 단일화 완료'를 약속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두 후보는 과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를 정조준했던 이광범 특검팀이 이명박 대통령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 거부로 끝내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이 피의자가 될 수도 있는 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려는 특검팀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할 때 안게 되는 부담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거부를 밀어붙인 데는 새누리당의 적극 지원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청와대가 수사 기간 연장 요청 거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지난 12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특검 수사가 예상대로 정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철우 대변인은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은 '수사를 대선에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민주당 입맛에 맞추기 위한 정치 이벤트'라는 오해를 부를 것"이라며 특검을 압박했다. 이철우 대변인 브리핑이 있은 지 두 시간여 뒤 청와대는 이 대변인이 주장한 내용과 유사한 이유를 내세워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공식 거부했다. 내곡동 특검을 거꾸러뜨리는 데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가 찰떡궁합을 과시한 셈이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새누리당 지원에 힘입어 일단 발등의 급한 불을 끄게 됐다. 하지만 '이광범 특검이 특검 사상 최초로, 검찰이 밝혀내지 못했거나 덮어 버린 의혹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해 낼 것'으로 기대했던 국민 가슴 속에는 열불이 나지 않을까....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특검팀'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특검팀은 출범 열흘 만에 앞서 검찰이 단 한 차례 서면 조사로 무혐의 처분했던 이 대통령 아들 시형 씨를 전격 소환, 조사했다. 뿐만 아니라 특검팀은 영부인 김윤옥 여사 조사 방침도 확정하고 그 방법을 놓고 고심 중이다. '면죄부 수사'라는 혹평을 자초했던 검찰과 달리 특검팀은 의혹 중심에 있는 인물들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상식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특검팀은 청와대가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위법을 자행한 정황을 포착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이광범 특검팀은 특검 사상 최초로, 검찰이 밝혀내지 못했거나 덮어 버린 의혹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해 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특검팀 수사를 통해 앞선 수사의 부실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검찰은 그야말로 떡이 되는 분위기다. 게다가 검찰 간부가 중견기업은 물론, 수많은 서민을 울린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측으로부터 수억대 떡값을 받은 의혹까지 구체적으로 불거졌다. 검찰, 이러다가 정말 '개떡' 되겠다....
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지난달 31일 새누리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 견제용으로 제안한 이른바 '먹튀방지법' 수용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먹튀방지법 처리 조건으로 '투표 시간 연장 법안 동시 처리'를 새누리당에 요구했다. 안철수 후보 측도 즉각 문재인 후보 입장에 동조하면서 새누리당에 '먹튀방지법과 투표시간연장법 동시 처리'를 촉구했다. '동시 처리'는 이미 지난달 29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선대위 이정현 공보단장이 제안한 바이기도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정작 문재인 후보가 전격적으로 먹튀방지법 수용 방침을 밝히자 '동시 처리 불가'로 태도를 돌변하고 나섰다. 박근혜 후보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공보단장의 동시 처리 제안은 개인 의견으로 치부됐다. '투표 시간 연장으로 투표율이 높아지면 새누리당에 절대 불리한 역대 선거 역사가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집권 정치 세력이 투표율 상승을 두려워하면서 정권 재창출을 꿈꾸는 상황은 시민 참여가 갈수록 강조되는 현대 민주주의에서 코미디나 다름없다. 한 편으로는 "정상회담 비밀 합의 녹취록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해당 녹취록 폐기 혐의로 고인이 된 전 대통령을 연산군에 비유하는 여당. 대변인이 자당 대선 후보의 인혁당 관련 표현의 문제를 인정하며 사과하자, 바로 이어 다른 대변인이 문제점의 인정과 사과를 번복하는 여당. 대선 후보가 적극 추진 의사를 밝힌 경제민주화를 두고 원내대표와 선대위 핵심 인사가 끊임없이 충돌하는 여당. "이런 여당 또 없을 테죠..."
이른바 '트위터 막말' 파문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민주당 김광진 의원에 대한 새누리당의 공세가 가열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29일 김광진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바로 다음 날인 30일에는 새누리당 초선의원 5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김광진 의원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누가 봐도 막되 먹은(?) 김광진 의원의 '트윗질'을 물고 늘어지는 새누리당이지만, 새누리당에도 '막되 먹음'이 낙인처럼 짙고 깊게 찍힌 지 이미 오래다. 17대 총선 뒤끝인 2004년 8월 28일 전남 곡성에서 열린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공연된 연극 '환생경제'는 그야말로 막되 먹음의 결정판이었다. 새누리당 의원 20여 명으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가 자당 의원들과 지역 주민 앞에서 펼친 환생경제는 시종 저질 욕설과 막말 등으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하했다. 총선에서 패배해 제2당으로 밀려난 새누리당이 자중하고 근신하기는커녕 자신들을 제1당 자리에서 내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조롱하며 희희낙락한 것이다. 당시 취재진의 카메라에는 주민들 사이에서 소속 의원들의 저질 연극을 보며 파안대소하는 박근혜 전 대표의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아무리 '과거의 일'로 치부해도 일반 국민의 상식과 도덕에 어긋나는 국회의원의 황당한 트윗질이 거센 사퇴 요구를 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당 전체가 한통속으로 현직 대통령을 능멸한 정당이 의원 개인의 막말을 문제 삼는 것은 영 어색하기만 하다.
여당 대선 후보가 아버지가 직접 관련된 과거사 문제에 이르면 법원 판결까지 제멋대로 해석한다. 그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은 경쟁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해 '능력대로 내고 필요한 만큼 쓴다'는 복지 정책의 이상을 '공산주의 슬로건'으로 몰아붙인다. 또 다른 경쟁 후보를 겨냥한 'NLL 공세'의 선봉에 선 여당 의원은 불과 5년 전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즉각 공개하라"며 열을 올리고 있다. 자신이 대통령 지정기록물은 최장 50년까지 비공개할 수 있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던 사실은 까맣게 잊은 것인지, 잊은 체 하는 것인지... 여당은 지난 2월 "국민을 위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며 당명을 기존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꿨다. 하지만 대선 후보를 비롯한 여당 주요 인사들이 보이는 행태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갈구하는 국민의 소박한 바람과는 거리가 멀기만 하다. 이들 여당 인사들에게는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오히려 이상하고 어색한 것인가? 당 이름은 바꿨지만, 사고방식은 여전히 '딴 나라'식인 모양이다.
NLL과 MRI

NLL과 MRI

2012-10-1502:14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간 단독 회담이 있었고, 비밀 합의를 담은 녹취록이 있다.' 지난 8일 국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나온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발언 내용이다. "비밀 합의는 '노무현 대통령이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김정일 전 위원장에게 구두 약속을 해 준 것"이라고 정 의원은 주장했다. 정 의원 발언은 진위 논란과 함께 대선 정국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하지만 정 의원이 주장한 남북 정상만의 단독 회담은 없었고, 따라서 비밀 협상 결과를 담은 녹취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은 "내가 말한 것은 처음부터 '비밀 협상 녹취록'이 아니라 '정상회담 공식 대화록'이었다"고 둘러댔지만, 옹색함을 감출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정 의원은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강수를 두고 나섰다. 앞서 '여대생 성희롱 발언' 파문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서 출당된 강용석 전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MRI 사진에 정치생명을 걸었다. 자신의 믿음을 확고한 진실로 여긴 탓이었겠지만, 실제 박 시장 아들의 MRI 사진 한 방에 강 전 의원은 그야말로 '훅 가고' 말았다. NLL에 목을 맨 정문헌 의원의 운명은 어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새누리당은 새누리당대로 해묵은 'NLL 이념 공세'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NLL은 영토선으로 보기 어렵다'는 등 NLL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때마다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위험천만한 생각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맹비난을 퍼붓곤 했다. 노 전 대통령의 NLL관이 어떻든 분명한 사실은 '참여정부 시기에도 이전과 전혀 다름없이 NLL은 굳건하게 지켜졌다'는 것이다.
북한 병사가 지난 2일 비무장지대(DMZ)와 남측 철책을 유유히 넘어 최전방 GOP 내무반 문을 두드려 귀순 사실을 알리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휴전선을 넘어 남북한을 자유로이 오가며 이산가족 등의 민원을 해결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 '풍산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 셈이다.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 발생하면서 최전방 경계 태세에 치명적인 허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그런데도 군 당국은 지난 8일 국회에서 "귀순하는 북한 병사를 CCTV로 확인해 신병을 확보했다"고 거짓말했다. 사흘 뒤 군 당국은 "최고 보고가 잘못된 탓이지, 거짓말한 게 아니다"라고 변명했다. 군 당국은 이와 함께 북한 병사 귀순 당일 CCT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당일 상황이 녹화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혔다. 거짓말의 늪에서 벗어나려 허우적대다가 최전방 경계 태세의 총체적 부실을 스스로 실토한 것이다. 최근 국방부는 '종북 세력은 국군의 적'임을 강조하는 내용의 표준 교안을 만들었다. 귀순 북한 병사가 내무반 문을 두드리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에서 국방부가 늘어놓는 '종북 타령'은 공허하기만 하다.
정부가 5일 경북 구미에 합동조사단을 파견해 불산 가스 누출 사고와 피해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노동자 5명의 아까운 목숨을 빼앗은 참사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나 지나서야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이다. '뒷북, 늑장 대응'이라는 국민의 질타가 정부에 쏟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도처에서 끔찍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그때마다 보이는 정부의 대응과 대책은 국민에게 전혀 믿음을 주지 못한다. '사고천국, 불신정부' 2012년 현재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실상이다.
지난 24일 오전 있었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과거사 관련 사과 기자회견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후보가 사과 당일 오후 부산에서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말춤'을 춘 게 진성성 논란을 가열시켰다. '오전엔 사과, 오후엔 말춤'이라는 비난까지 나왔다. 바로 다음 날인 지난 25일 정당성과 적절성 논란 속에 대선 출마 선언을 강행한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 역시 말춤으로 구설에 올랐다. 앞서 지난 16일 열린 통진당 당원 결의대회에서 김재연 의원 등과 함께 그야말로 '신명나게' 말춤을 추는 모습이 공개된 때문이다. '말춤의 가장 엽기적인 버전', '평양스타일' 등 혹평이 쏟아졌다. 이정희 전 대표가 출마하자 '여성 후보 단일화' 우스갯소리가 나돌고 있는데, '박근혜 스타일'과 '진보 스타일'의 '말춤 후보' 단일화는 어떨지....
안철수 원장 대변인 격인 금태섭 변호사가 지난 6일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정준길 공보위원이 '안 원장의 뇌물과 여자 문제 폭로'를 협박하며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연말 대선 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메가톤급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예상과 달리 파장은 크지 않았다. '20년이 넘는 절친한 친구 간 사적인 대화를 금태섭 변호사가 정치공작인 것처럼 과대 포장했다'는 정준길 공보위원과 새누리당의 대응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금 변호사와 정 전 공보위원(지난 7일 공보위원 사퇴)을 모두 아는 사람들의 증언은 '두 사람이 정 전 위원 말과는 달리,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다'라는 쪽으로 모아진다. 정준길 전 위원은 어쨌든 자신의 페이스북 커버 사진을 자신과 금 변호사가 함께 등장하는 대학 시절 사진으로 바꾸는 등 발 빠르게 '절친 관계 굳히기'에 들어갔다. 사건은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정준길 당시 공보위원이 금태섭 변호사를 상대로 안철수 원장 불출마를 종용하고 협박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이가 나타났다. '지난 4일 금 변호사와 통화하는 정 위원을 태웠다'는 택시 기사가 바로 그 장본인이다. 이 택시 기사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 통화가 친구 간 대화는 아닌 것 같았다"며 "정 전 위원 목소리가 굉장히 컸고, 협박조였다"고 말했다. "우리가 조사를 해서 다 알고 있다.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 "죽는다. 다 죽는다. '나오지 말라'고 꼭 전해라" 해당 기사가 전한 정준길 전 위원 발언 내용의 일부로, 금태섭 변호사의 '협박' 주장과 일치한다. 이와 관련해 정준길 전 위원이 지난 10일 트위터 등을 통해 밝힌 입장은 '금 변호사와 통화할 때 자신은 택시가 아니라 자신의 트라제 승용차 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택시 안에 있었는지, 개인 승용차를 운전 중이었는지를 밝히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문제도 아니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역시 그랬다. '택시 블랙박스 분석'이 거론되는 등 사실 관계 확인 압박이 가중되자, 정 전 위원은 12일 오후 "(금 변호사와) 통화 정황에 착각이 있었다"며 사실상 '택시 안 통화'를 실토했다. 정 전 위원이 행한 거짓의 일단이 드러남에 따라, '안철수 불출마 종용·협박' 의혹 사건이 뒤늦게 메가톤급 폭발을 일으킬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폭언론

주폭언론

2012-09-0501:26

지난 5월 10일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취임하면서 '주폭(酒暴: 주취 폭력)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경찰청장까지 옷을 벗긴 오원춘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경찰의 분위기 반전용'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전쟁의 '패배자'는 결국 빈곤·소외계층뿐일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조선일보는 경찰이 벌인 전쟁에 열성적으로 호응하고 나섰다. 같은 달 31일 자 지면에 첫 회가 실린 기획 '술에 너그러운 문화 범죄 키우는 한국'은 무려 석 달이 지난 최근까지도 지속되며, 엄청난 양의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조선일보는 주폭 척결에 열을 올랐지만, 정작 자사 지면은 '술에 쩔어도 너무 쩐' 듯한 황당함을 보였다. 지난 7월 3일 1면 톱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전 대통령'으로 표기하는 대형 사고를 냈다. 그로부터 보름여 뒤인 19일에는 다가오는 태풍에 일렁이는 '해운대의 성난 파도' 사진을 역시 1면 톱에 걸었지만, 해당 사진은 3년 전에 찍힌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 사고는 '언론 대참사'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 있던 지난 1일. 조선일보는 무고한 시민의 얼굴을 '범인 고종석의 얼굴'이라며 1면에 버젓이 실어 다시 한 번 전 국민을 경악시켰다. 불과 두 달 사이에 1면 톱 대형 오보를 세 차례나 낸 것이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지난 5일 고종석을 면회 온 가족들의 사진을 '단독' 게재하는 '용감함'을 과시했다. 뒷모습이라고 해도, 해당 가족들과 어느 정도 교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진 속의 인물이 누구인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아동 성폭행 사건 피의자를 가족으로 둔 이들의 기본권은 무시해도 되나? '주폭언론' 술에 취해 마구 펜을 휘두르는 언론이다.
'국민검사'로 칭송을 받았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지난달 10일 대법관에서 퇴임한 지 불과 48일 만인 지난 27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퇴임 직후 대법관이 정당을 택한 것은 안 전 대법관이 사상 처음이다. '대법관이 퇴임하자마자 여당 유력 대선 후보 품에 안겼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닌 상황이다. 안대희 전 대법관의 새누리당행으로 '대법관의 정치적 중립 의무' 등 갖가지 논란이 새삼 불거지면서 대법원이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에도 양승태 대법원장이 권재진 법무장관과 협의를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한 김병화 전 인천지검장의 낙마로 낭패를 당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저축은행 수사 개입과 위장전입, 아들 병역 특혜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김병화 전 지검장은 지난달 26일 자진 사퇴했다. 김 전 지검장은 '국회 임명 동의 과정을 통과하지 못한 사상 최초의 대법관 후보자'라는 불명예까지 뒤집어썼다. 검찰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대법원에 큰 부담을 안긴 셈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SBS 드라마 '추적자'에도 검찰 고위직 이력을 지닌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등장한다. 드라마의 주인공 백홍석은 해당 변호사에게 "돈 많은 놈, 힘 있는 놈 옆에서 빌어먹는 '양아치'"라고 일갈했는데..
이른바 '보수' 진영에서 스타 논객으로 각광받는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ㆍ정치전문기자의 박근혜 사랑이 남다르다. 김진 논설위원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박근혜를 한껏 띄우기(?) 위해 BRICs의 일원이자, 정부가 '세계 6위 경제대국'으로 꼽는 브라질을 별스럽지 않은 나라로 깎아내린다. 특히, 김 위원은 행여 박근혜 후보가 다칠세라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상 규명 요구와 관련해 '이미 무혐의가 확정된 두개골을 이용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그 '두개골'은 박정희 유신독재와 정면으로 맞서다 의문사한 지 37년 만에 참혹한 모습으로 공개돼 타살 정황을 웅변하며 유족들을 거듭 슬픔과 충격에 빠뜨린 장준하 선생 유해다. '박정희가 나를 바꿨다'며, 극구 5ㆍ16 쿠데타를 '혁명'으로 찬양하는, '뿌리 깊은' 친박(?) 김진 위원이 박근혜 후보를 극진하게 보살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올 연말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김 위원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김 위원에게서 그의 본령인 언론사 논설위원, 그리고 기자의 모습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행동하는 MB

행동하는 MB

2012-08-1301:11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전격 방문했다. "과거사 문제에 소극적인 일본 정부에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이 대통령은 강조했다. 일본은 즉각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들먹이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14일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려면 진심으로 사과하라"며 여세를 몰아 나갔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이미 3년 전부터 준비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정권 말기 위기 국면을 전환하려는 경솔한 '깜짝 쇼''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특히, 청와대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직후 밝힌 '독도 방파제와 과학기지 건설 백지화' 방침이 논란이다. ''우리 땅이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다'며 감행한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실효적 지배권 강화'를 위해 계획됐던 과학기지 건설 등의 백지화는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독도 전격 방문에 따른 자신감이 충만한 탓인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3일에도 과감한 행동을 이어 갔다. 부동산 투기와 논문 표절,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 등으로 여당인 새누리당조차 연임에 부정적이었던 현병철 인권위원장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인권ㆍ시민ㆍ사회단체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민주당 등 야권은 '오기 인사'라고 맹비난했고, 새누리당도 유감을 나타냈다. 여론과 여당의 우려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이명박 대통령. 친형 이상득 전 의원 등 친ㆍ인척, 측근 비리가 무성하게 드러나는 정권 말기건만, 가히 '행동하는 MB'로 불릴 수 있을 만큼 그 기세에 거침이 없어 보인다.
'노조 파괴를 위한 자본의 사병' 노동계가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CONTACTUS)'를 두고 하는 말이다. 컨택터스는 지난달 27일 경기도 안산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SJM 공장에 난입해 파업 농성 중이던 노조원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그런데 컨택터스 차림새가 가관이다. 헬멧에 방패, 곤봉, 그리고 전투복을 갖춘 게 영락없이 전투경찰 모양새다. 경찰도 아니면서 경찰연하는 '사설 경찰(?)'인 셈이다. 컨택터스의 폭력으로 공장 안에 유혈이 낭자하고, 피투성이의 노조원 중상자가 속출하는 동안 공장 밖에는 '진짜' 경찰이 배치돼 있었다. 하지만 진짜 경찰은 "사람이 죽는다"는 노조원들의 절규를 외면한 채 컨택터스의 만행을 수수방관했다. 파문이 커지자 경찰은 "감찰 조사 결과, 당일 컨택터스의 노조원 폭행에 경찰이 부실하게 대응했다"며 '관련 경찰 간부 중징계' 방침을 밝히는 등 뒤늦게 법석을 떨고 있다. 그러나 파업과 철거 현장에서 용역업체 직원들이 경찰의 비호와 방조 아래 노동자와 철거민을 잔혹하게 짓밟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중무장한 컨택터스 직원들 바로 뒤에 거의 똑같은 차림으로(다른 것은 '경찰'이라고 찍힌 방패뿐) 도열해 있는 경찰의 모습은 용역업체와 경찰의 내밀한(?) 관계를 웅변하는 듯하다.
신한은행이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고졸자들에게 더 높은 대출 금리를 적용하거나, 아예 대출을 거절해 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공정한 리더십'이 강점으로 꼽히는 음악 감독 박칼린 씨를 출연시킨 신한은행 광고의 카피는 '따뜻한 동행'이지만, 그 동행 대상에 고졸자들은 포함되지 않는 모양이다.
검찰이 지난 12일 이른바 'BBK 가짜편지 사건'에 배후는 없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검찰은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을 포함해, 이명박 대통령이 관련된 3대 의혹 사건 모두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발행했다.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인사권자인 대통령 관련 수사 때마다 번번이 일반 국민의 상식적 판단을 비웃는 수사 결과를 내놓는 게 대한민국 검찰의 실상이다. 자신에 관한 주요 의혹이 검찰에 의해 깔끔하게 정리된 바로 다음 날인 13일 이명박 대통령은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재가했다. 이날 인사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에 연루된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검찰의 꽃'이라는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 관련 3대 의혹 사건을 지휘한 서울중앙지검장 등 소위 '검찰 빅4' 인사들은 굳건하게 제자리를 지켰다. 대한민국 검찰, 수사 말고 족구나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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