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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의 유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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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의 유람

Author: Un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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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끝이 어디인지 모를 넓은 바다에서 해파리가 파도 따라 두둥실 떠다니며 유람하듯, 다난한 세상 속에 그저 몸을 맡긴 채 평안한 나날을 보내고 싶은 이십 대 청춘기 여자들의 이야기.

책, 영화, 일상 등 우리 삶에 닿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동갑내기 친구 모래, 섬, 유영, 파도의 생각을 형식 없이 나누는 채널이랍니다.
21 Epis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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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우스꽝스럽고 지저분한 일들의 뒤범벅이고 웃기에 적절한 소재였다. 하지만 웃으려니 슬펐다. _p.247
‘죽음’ 자몽살구클럽을 관통하는 단어이자 우리들의 모순적인 소원. 나는 알고 있다. 죽고 싶지만 실은 죽고 싶지 않은 서로의 진심을 알아줄 사람은 서로밖에 없음을. 내게 손을 건넨 언니들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오늘이 우리에게는 연명을 좌지우지하는 시한폭탄 같다는 것을 나는, 언니들은, 우리는 알고 있다. 얼마큼의 용기가, 연대가, 희망이, 사랑이, 내일이, 우리에게 간절한지. 이 자몽살구클럽만은 알고 있다. _p.39~40
- 주위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용기를 얻으면 된다. 모두들 그렇게 힘을 내고 살아간다.
- 왜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 하는 질문은 왜 너는 나를 사랑하는가 하는 질문만큼이나 대책 없는 질문이다. 두 경우 모두 우리는 연애의 구조에서 우리가 의식적인 통제를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부딪히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사랑은 우리가 완전히 파악할 수 없는 이유들 때문에 자격도 없는 우리에게 선물로서 주어졌다는 사실에 부딪히게 된다. p.201
- 해파리들의 첫 토론(?) 생각 나눔(?) 입니다. 인간은 기술을 어디까지 발전시켜야 할까요? 인간의 영역은 어느 선까지이며, 그 영역 안에서 인간은 기술을 어떤 태도와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할까요?
- 사소의 반대말은 뭘까. 일반적으로 '중요'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 같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도 같고. 그렇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을 사소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작은 두 생명이 새로운 한 생명을 낳는다. 그들의 사소한 선택들이 모여 삶이 되고 세상이 된다. 땅이 있는 곳엔 길이 있고, 그 길로 우리는 어디든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 그 길을 걷는 우리는 작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 선택하는 일은 사소하다. 그렇게 가닿는 그곳은 아마 목적지일 것이다.
때로는 거짓말을 해서, 또 때로는 솔직해서 다른 사람을 살게 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내 삶이 다섯 문장으로 쓰인 이야기라면 한 줄 정도는 덜 솔직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그랬다. 서운함과 비정, 희망과 다정이 태양 아래 표정 없는 그림자처럼 한데 섞여 있었다. 그런 마음들을 고스란히 마주할 자신이 없어 그 여름에 놓아둔 채 시간을 타고 멀어졌다. 계절은 여러 번 왔다가 떠났고 변해버린 풍경은 낯설기만 한데 이제 와 떠올려 보는 그 시절의 그 마음들은 다 무엇이었나, 그저 초록 잎나무, 뜨거운 태양, 미지근한 바람, 신중한 셔터 소리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 우리 인생에서 자아의식이 영원히 흔들리지 않게 되는 시기는 없다. 인생의 새로운 단계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 테고 우리는 다시 방향을 잃을 것이다. p246
수령은 대개 300년이 넘었습니다. 300년 동안 나무는 그곳에서 …… 다 봤을 겁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악행을, 나약함을, 순수함을, 서로 돕고 아끼는 모습을, 사랑하고 기도하다 어느 날 문득 사라져버리는 찰나의 삶을. - 작가의 말 中 -
원한 적 없는 소용돌이에 휩쓸렸고, 서로가 함께라면 더 깊은 물속으로 추락할 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동시에 서로가 없이는 그리도 거센 물살을 도저히 이겨낼 수 없었기에 결국 그 사랑을 선택하기로 하고 밑바닥까지 가라앉은 후에야 비로소 헤엄쳐 나올 수 있었다는 도담과 해솔의 사랑 이야기.
무일푼의 내가 도망쳐 뛰쳐나온 아득한 길 위에서 우연히 천 원을 갖게 된다면, 그 천 원으로 세상을 조금 더 잘 살아볼 열정을 살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손에 쥔 전 재산을 내놓겠다. 그럴 수만 있다면 고작 당신이라도 기꺼이 사랑하겠다.
삶에는 답이 없다. 행복에는 틀도 모양도 없다. 그리고 그 끝에는 죽음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묵묵히 살아가면 된다. 그러는 동안 지치고 외롭고 아픈 날들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행복이라고 내가 정의하겠다면 그 누가 틀렸다고 하겠는가? 다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는지 잊지 않고 그 모든 선택에 열정을 바칠 수만 있다면 불행한 길을 걸으면서도 분명 그 안에서 기쁨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도 인상적이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쓴 책 한 권을 품에 안고 눈 감을 수 있었던 윌리엄 스토너처럼.
우리가 걸어온 길인 과거는 상상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는 것. 그 사실이 우리를 과거에 가두고 때로는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우리가 흘러가듯 사는 동안 어느 지점에 존재하고 있을 뿐,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미래 또한 그렇다는 것을 우리는 어쩌면 잊어버렸다. 거센 모래 폭풍을 맞는 날이 오더라도, 모든 것이 지나간 후 다시 맑아 올 미래를 기억한다면 비로소 우리를 버티게 할 두 번째 새로운 바람을 만나게 될 것임을 이제는 안다. 그러니 그토록 평범한 미래를 기억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살 수 있길.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지금까지 제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 요조
전부 다 부질없어, 하지만 이 한 줌의 시간을 소중히 할 거야. 그러니, 다정함을 보여줘! - 각각 조부 투파키와 에블린, 그리고 웨이먼드의 대사입니다. 이 세상 일은 모두 부질없을 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관과 허무의 길로 가는 게 아니라 작고 하찮은 시간들을 소중히 할 수 있는 우리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그런 다정한 마음으로 타인의 부질없음도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다면 언젠가는 좀 더 따뜻한 세상이 오지 않을까요. 그러니 다정하게 삽시다! 모든 순간을 아끼며.
부디 우리가 도망쳐온 모든 것에 축복이 있기를.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부박함도 시간이 용서하기를. 결국 우리가 두고 떠날 수밖에 없는 삶의 뒷모습도 많이 누추하지 않기를. - 이동진 평론가 -
한강 작가님의 희랍어 시간을 읽어보았습니다. 말보다는 시선으로, 마음 자체로,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통할 수 있는 사랑을 하길!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해라고 합니다. 뱀은 지혜를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죠. 새로운 한 해 동안 또다시 지치는 날을 마주하더라도 지혜롭게 나아갈 수 있길, 내일만큼은 오늘 아침과 같은 자리에 떠오를 붉은 해에게 속는 셈 치고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행복했던, 슬펐던, 후련했던, 후회가 많았던 2024년은 이제 잘 보내주고 2025년을 웃으며 맞이해 보아요!
헷갈리기 쉬운 소설 속 인물 관계도 [삼천이네] 1대: 증조부-삼천(증조모) 2대: 영옥(할머니) 3대: 미선(엄마)-아버지 4대: 지연(나) [새비네] 1대: 새비아저씨-새비아주머니 2대: 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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