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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할머니의 옛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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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갚은 개구리(2:끝)다음날 아침 남편은 이웃에 동냥을 가려고 집을 나섭니다.“내가 이집저집 구걸이라도 해서 곡식을 좀 얻어 오겠소.”“여기에 담아 달라고 하세요. 날마다 갈 수는 없을 테니 당분간 먹을 만큼 부탁해 보세요.”아내가 바가지를 들고 얼른 따라 나오며 말합니다. 그렇게 집을 나서던 남편은 가기 전에 개구리들이 잘 있는지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개구리 한 섬을 풀어준 그 연못에 도착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개구리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이 사람을 뒤덮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얼굴에까지 다닥다닥 달라봍어서 앞이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걷지도 못할 지경이 되어 남자는 생각합니다.“나는 너희들이 갇힌 걸 풀어주었는데 너희는 날 오히려 가두어 버렸구나.”남자는 발을 뗄 수도 없이 옴짝달싹도 못하고 한동안 그렇게 개구리에게 묶여 있었는데, 잠시 후 개구리들이 스르르 남자의 몸을 풀어주며 연못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눈 앞이 트여서 무언가 보이는데, 다른 개구리 떼 한 무리가 밥 그릇 하나를 영차영차 하면서 등에 짊어지고 다가오고 있었습니다.“오호, 너희가 나한테 이 걸 주려고 붙잡은 게로구나.”남자는 잠시라도 오해한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며 다시 빙긋 웃습니다. 남편 앞에 살포시 밥 그릇을 내려놓고 개구리들은 다시 연못으로 풀섶으로 들어가 노닐기 시작했습니다. 남자가 밥 그릇을 들어 살펴보니, 참으로 예뻤습니다. “옳거니 잘됐다. 여기에 보리쌀 동냥을 받아오면 되겠어.”남편은 그 그릇을 가지고 이웃에 동냥을 갔습니다. “보리쌀 한 줌만 꾸어 주시겠습니까? 추수 때 갚아드리겠습니다.”이웃 사람은 작은 밥 그릇 하나 쯤이야, 하면서 보리쌀 한 줌을 담아줍니다.남편은 겨우 보리쌀 한 줌을 그릇에 받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여보, 이걸로 보리 죽이라도 끓여 먹읍시다.”바가지 대신 밥 그릇 하나에 동냥을 받아온 것을 본 아내는 실망스러웠지만, 밥 그릇을 받아 솥에 보리를 넣고 죽을 끓입니다. 남편은 상을 차리다가“여보, 보리쌀 받아온 밥 그릇은 어딨소? 나는 거기에 밥을 담아 먹으리다.”라고 아내에게 묻습니다. “가마솥 옆에 보세요.”아내의 말을 듣고 가마솥 옆을 본 남편이 다시 말합니다.“아니, 당신 솥에 보리쌀을 넣지도 않았구려.”그릇에 아직 보리가 담긴 것을 본 남편이 핀잔을 합니다. “무슨 소리예요? 내가 한 그릇 다 넣고 죽을 끓였는데… 에그머니나! 내가 분명히 한 그릇을 다 넣었는데?”두 사람은 그릇의 보리쌀을 바가지에 덜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릇에 다시 보리쌀이 소복이 담기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은 우선 꾸어준 이웃에게 갔습니다.“보리쌀 꾸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한 바가지로 갚아드리겠습니다.”이웃 사람은 추수 때 갚겠다던 보리쌀을 금세 그것도 한 바가지나 가져 오니 깜짝 놀라며 반깁니다. “아이고, 이렇게 어려운 때에 고맙기도 해라.”그리고도 남은 보리쌀을 팔아서 쌀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아직도 보리쌀을 자루에 담고 있는 아내에게 말합니다. “이번에는 쌀을 담아 봅시다.”“설마 쌀도 이렇게 끝없이 나올까요?”두 사람은 반신반의하면서 그릇에 쌀을 담아 보았습니다. 쌀을 담으면 쌀이, 콩을 담으면 콩이, 무슨 곡식이든 그 그릇에 담고 나면, 비워도 비워도 다시 채워졌습니다. 두 사람은 끝없이 채워지는 그릇 때문에 더이상 굶지 않았을뿐더러, 남는 것을 장에 내다 팔아서 얼마 후에는 집도 장만할 수 있었습니다. 가을이 되었습니다. 온 산이 고운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습니다.“당신이 개구리를 살려준 고운 마음 때문에 우리가 부자가 되었네요.”단풍 빛깔 만큼이나 곱디 고운 비단 옷을 입은 아내가 남편에게 수줍게 말했습니다. 이제 남들처럼 떵떵거리며 잘 살게 된 두 사람은 손을 꼭 붙잡고 단풍 물든 산길을 사이좋게 걷고 있었습니다.
은혜갚은 개구리(1)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어요.그 부부에게는 집도 없어서 돈을 주고 남의집 살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일년을 열심히 벌어도 집을 빌린 값을 치르고 나면 남는 것이 없어, 겨우겨우 입에 풀칠만 하며 살아가고 있었지요. 이렇게 살다간 둘다 굶어죽겠다고 생각한 부인이 반닫이 장농 문을 엽니다. “언젠가는 입어 볼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부인은 시집올 때 지어온 예쁜 옷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짓습니다. 그리고는 남편을 부릅니다.“여보, 여보!”장에 나가려고 채비를 하던 남편이 들어와 보니 부인이 예쁜 옷들을 꺼내고 앉아 있는데 눈가에는 눈물 자국이 있었습니다. 모른 척하며 묻습니다.“오늘 나들이라도 할 모양이구려.”“그럴 형편이라도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당신이 이 옷을 가지고 나가서 좀 팔아보세요. 모두 좋은 비단이니 꽤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우리 그 돈으로 장사를 좀 해봐요. 언제까지나 남의집 살이하면서 살 수는 없지 않겠어요?” 남편은 아내에게 예쁜 옷을 사주지는 못할 망정 있던 옷까지 내다 팔게 만든 자신이 미웠습니다. 그러나 아내의 말을 따르기로 했습니다.“알겠소. 내가 열심히 장사해서 더 좋은 옷 사주고 남들처럼 꽃 구경 단풍 구경도 다닐 수 있게 하겠소.”이렇게 아내에게 약속을 한 남편은 옷 보따리를 가지고 장에 나갔습니다. 워낙 좋은 비단 옷이라 아내의 옷은 좋은 값에 금세 팔렸습니다. “삼천 원이면 장사 밑천으로 쓸 만하겠어.”남편은 삼천 원을 가지고 우선 당장 먹을 보리쌀 몇 되를 사야겠다 생각하고 곡물 가게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에 들어가니 웬 사내가 커다란 가마니 한 섬에 개구리를 잔뜩 넣어 팔고 있었습니다. “개구리 사시오, 개구리 사시오.”개구리를 파는 것은 태어나 처음 보는 일이라 남편은 그 사내에게 묻습니다.“웬 개구리요?”“아, 모판에 모를 심어 두었는데 이 개구리란 놈들이 모판에 들어가 망치길래 내가 모조리 잡아 이렇게 들고 나와 파는 것이요.”사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남편은 개구리가 너무도 가여웠습니다. 팔짝 팔짝 풀섶을 뛰어다니며 놀아야 할 개구리들이 가마니 안에 갇혀 고통받고 있는 모양에 자신도 모르게 불쑥 말합니다. “이 개구리 내가 사겠소. 모두 얼마요?”사내는 남루한 차림의 남편을 흘끗 보더니.“삼천 원이면 다 주겠소.”라고 말합니다. 마치 이 사람 주머니 속에 삼천 원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입니다. 가마니 속의 개구리들은 슬픈 눈으로 이 남편을 바라봅니다. “알겠소. 이리 주시오.”남자는 아내의 비단 옷 판 돈 삼천 원을 덥석 주고 개구리 한 섬을 받아옵니다. “마침 삼천 원이 있어 개구리들을 구한 것이 다행이네. 장사 밑천은 다음에 또 마련해 보자.”스스로 이렇게 위안하며 개구리를 풀어 줄 곳을 찾아봅니다.마침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작은 연못이 하나 있었습니다. 남편은 그 연못에 개구리 한 섬을 다 풀어 놓습니다. 까딱하면 말라 죽었을 그 개구리들이 연못에 뛰어들어 헤엄도 치고 풀 속에서 작은 벌레도 잡아 먹으며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남편은 그 모양이 너무 귀여워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개구리들도 상냥한 눈빛으로 남자와 눈을 마주칩니다. “이놈들도 생각이 있나봐. 내가 자기들 구해준 걸 아는 모양이야.”남자는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귀여운 개구리에 빠져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른지도 잠시 잊었던 남편은 다시 현실로 돌아오니 참으로 한심합니다. 남편은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여보, 옷은 얼마나 받았어요?”“응, 삼천 원 받았어.”“어머 잘 받으셨네요. 먹거리는 어디 있어요? 배달 시키셨어요?”아내가 빈손으로 돌아온 남편이 이상하여 묻습니다. 남편은 사실대로 다 말합니다. 그리고“그 개구리들이 참 귀여워. 당신도 연못에 가 보구려.”라고 말합니다.이렇게 말하는 남편이 미워서 견딜 수 없었지만 이제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니 아내는 그만 포기하고 맙니다. 두 부부는 바가지로 쌀독을 박박 긁어 간신히 죽 한 그릇 끓여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듭니다. 남편은 잠자리에 들어서도 개구리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립니다.“거참 귀엽단 말이야…”배가 고파서 굶어죽을 것 같은 지경인데도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은혜갚은 뱀(2)구슬을 방문 앞에 묻어둔 이후 신기하게도 여기 저기서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애를 썼으니 돈을 많이 주겠네.”하며 품삯을 돈으로 주는 사람이 많아진 것입니다. 그때는 돈이 정말 귀했습니다. 일을 해도 곡식이나 물건으로 받는 일이 흔했고, 직접 돈으로 받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때였습니다.남편도 투전판에서 심부름 등을 하면서 돈을 가져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작은 돈으로 물건을 사서 장사를 하기 시작했더니 장사도 잘됐고, 땅을 사서 논밭에 곡식과 채소를 심으면 모두 풍작이었습니다.착한 남편은 노름을 끊고 집에서 농사도 짓고 부인과 개와 고양이를 돌보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미친개라고 맞아 죽을 뻔하던 개도, 도둑 고양이라 누명을 쓰고 도망치던 고양이도 얼마나 잘 먹였는지 몰라보게 살이 오르고 털빛도 반들반들 윤이 났습니다. 이 부부가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은 강 건너 마을까지 퍼졌습니다. 하루는 강 건너 사는 친척이 부인을 찾아와 묻습니다.“니는 그리 고상을 하더만 어찌 그리 갑자기 부자가 됐노?”그러자 순진한 부인은 순순히 그동안의 일을 다 이야기해 줍니다. “머 그런 구실이 있다고? 그 구실 좀 빌려 주면 안 되겠나? 내 잠시만 가지고 있다가 금세 돌려준다.”이야기를 들은 친척은 이렇게 부인을 구슬렀습니다. “어려운 일도 아이다. 가져갔다가 부자되고 돌려주면 되겠네.” 부인은 선뜻 대답하고 방문 앞에서 구슬을 꺼내 친척에게 덜컥 내줘버렸습니다. 친척은 구슬을 가져가자마자 금세 부자가 되었습니다. “부자가 됐으니, 인자 돌려주겠고마.”부인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구슬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점점 살림이 어려워져 갔습니다. 장사도 농사도 다 폭삭 망해버렸습니다. 남편은 다시 노름판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참다못한 부인이 친척을 찾아가서 돌려 달라고 말했지만“먼 소리고? 구실이 없으면 쫄딱 망하는 거 니 보면 알겠네. 인자는 못 돌려 주겠다.”라며 매몰차게 거절합니다.다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개도 고양이도 굶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날마다 고기며 생선을 먹으며 호강하던 고양이는 맛난 것을 먹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어느날 개에게 말합니다.“개야 개야, 야옹. 배고파서 못 살겠어. 우리가 그 구슬을 찾아오자.”“우리가 무슨 수로 그 구슬을 찾을 수 있엉 멍?”개는 힘없이 대답합니다. “나만 믿고 따라와 야옹.”이렇게 집을 나선 개와 고양이, 고양이가 앞장서고 개가 따라가다가 커다란 강 앞에 도착했습니다. “아이코 차가와. 난 물은 딱 질색이야 야옹.”고양이가 뒷걸음을 칩니다.“내가 수영을 잘하니까 내 등에 올라타고 강을 건너자. 멍멍”강을 건넌 뒤, 개는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아 구슬이 있는 집을 단번에 찾아냈습니다. 그러나 그 집에는 상대도 안 되게 커다랗고 사나운 개가 대문을 지키고 있었습니다.“일단 숨어서 기다리자 야옹.”둘은 담벼락에 숨어 밤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밤이 오자 사나운 개도 잠이 들었습니다. 그때 담벼락에서 아래 쥐구멍에서 쥐 한마리가 쪼르륵 기어 나옵니다. “어딜 가느냐 야옹.”고양이는 쥐의 꼬리를 재빨리 잡아챕니다.“큰 방 문 앞을 파 보면 구슬이 나올 것이다 야옹. 그것을 가져오면 목숨을 살려주겠다. 야옹. 만일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쳐들어가서 네 식구들을 다 먹어버릴 것이다 야옹”쥐는 부들부들 떨면서 그저 고개를 끄덕끄덕합니다. 잠시 후 쥐가 구슬을 양손에 쥐고 뒤뚱뒤뚱하며 돌아왔습니다. 고양이와 개가 구슬을 가지고 돌아서는데 대문을 지키던 사나운 개가 컹컹 대기 시작했습니다. “서둘러 멍멍”개와 고양이가 달리다 보니 다시 큰 강이 나타났습니다. “내 등에 올라 타라. 멍”개는 고양이를 등에 태우고 강을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개는 고양이가 구슬을 떨어트릴까 봐 걱정이 됐습니다.그래서 헤엄을 치다가 한 번씩 묻습니다. “멍 구슬 있지?”“야옹 구슬 있다.”“구슬 있지?”“야옹 구슬 있다.”“멍 구슬 있지?”“멍 구슬 있지?”개가 어찌나 자꾸 물어보는지 고양이는 대답하기도 지쳤습니다. 그러다 물 속에서 잉어가 한 마리 팔딱 뛰어 올랐습니다. 고양이는 물고기가 뛰어오르자 본능을 참지 못하고 물고기를 잡으려다가 그만 구슬을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구슬은 금세 강물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멍, 구슬있지?”개가 또 묻습니다.“떨어뜨렸다, 야옹.”개는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이 바보 고양이야. 그 구슬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니 멍”“어떻게 어떻게 야옹”이렇게 개는 고양이와 싸우며 어떻게든 구슬을 찾아 보려고 여기저기 헤엄쳐 보았지만 이미 가라앉은 구슬을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그런데 커다란 잉어가 다시 뛰어 오릅니다. 이번에는 고양이가 물고기를 잘 사냥하여 덥석 물었습니다. “할수없지. 주인한테 이 물고기라도 가져다 드리자 멍.”강을 건넌 개와 고양이는 터덜 터덜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이고, 내가 한참을 찾았데이. 그런데 이게 무신 꼴이고? 어딜 가서 이래 홈빡 젖어 왔노?”부인은 개와 고양이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개와 고양이는 잡아온 물고기를 부인에게 줍니다. “물고기가 커다랗기도 하네, 우리 식구가 다 먹고도 남겠고마.”하며 물고기의 배를 갈랐습니다. 그런데 그 물고기의 뱃속에서 구슬이 딱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구슬을 방문 앞에 묻자 그 부부는 다시 부자가 되었고 개와 고양이도 잘 먹으며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은혜갚은 뱀(1)옛날에 어느 마을에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이 남자는 장이 서는 곳을 찾아 다니며, 술을 마시고 주막에서 노름이나 하는 것이 일상인, 부인이 보기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형편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남자가 어느날 종일 노름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데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아니, 당신, 그건 뭐하려고 가지고 오십니꺼?”남편이 개 한 마리를 끌고 들어오는 것을 본 부인이 퉁명하게 물었습니다.“응, 내 지나다 보니 미친 개라카면서 때리 죽인다고 끌고 나오더라. 아무리 개시키라 해도 소중한 목숨인데 미치지도 않은 개를 미칬다고 죽일라는 거 막아야 할 거 아니가.”“그라서예?”“응, 그래서 노름에서 딴 돈으로 몇 닢 주고 사왔다.”“아니, 어차피 미쳤다고 하능 개를 고마 그냥 달라캐도 줄긴데 그걸 뭐할라고 돈주고 삽니껴?”“아이다, 넘이 거를 거저 가져서야 되겠나. 이것도 인연이라 우리 집에서 니가 멕이 살리라.”부인은 방앗간에 가서 품을 팔며 먹고사는 처지라, 혼자 살기도 벅찬 형편에 커다란 개까지 한 마리 데리고 와서 먹여 살리라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말을 함부로 해도 마음씨는 고운 부인이라 자신이 얻어온 음식을 덜어서 죽을 끓여 한솥을 만들어 개도 주고 자신도 먹으며 살아갔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또 장에서 노름을 하다 돌아오는 남편이 혼자가 아니었습니다.“이기는 뭐요?”“보믄 모르나? 괭이다.”“괭이는 머할라꼬 델꼬 오십니꺼?”“이 괭이가 도둑괭이라고 하믄서, 죽일라카는 거 내가 몇 닢 주고 사왔다. 진짜 도둑도 아니고 밥 많이 먹는다고 밥도둑이란다. 불쌍해서 데리고 왔다.”“개도 먹이기 벅찬데 괭이까지 어떻게 합니꺼.”이렇게 투덜대는 부인을 내버려 두고 남편은 또 휙 나가버립니다. 부인은 방앗품을 팔아 얻어온 곡식으로 개랑 고양이랑 셋이 나누어 먹으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도 누군가를 데리고 집을 들어섭니다. “이 배미는 또 우짤라고 끌고 오시능교?”“이놈의 배미가 누구 집 닭장에서 달걀을 깨먹는다고 죽이려고 하길래. 투전판에서 딴 돈 몇 닢 주고 사 왔다.”“그걸 우짭니꺼?”“어, 여기 매달아 놓고 같이 살면 안 되나?” 부인은 한숨을 푹 쉬며 묻습니다. “배미는 뭐를 묵는교?” “배미는 돈도 안 든다. 개구리만 잡아다 주믄 된다.” 부인은 개랑, 고양이랑 죽을 끓여 나눠 먹고 피곤한 중에도 돌아오는 길에 풀섶에서 개구리를 잡아 뱀에게 주며 함께 지냈습니다. 잠도 같이 잤습니다. 그러던 어느 밤 부인이 부시럭 소리에 잠이 깨어서 방안을 살펴보니 괭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끈이 풀려 밖으로 나가버린 것이었습니다. 부인은 밖으로 나가 어둠 속에서 한참을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달빛 아래에 바닷가 모래밭에 뱀이 기어간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아이고머니나 이 뱀이가 어디로 간 거고?” 부인은 흔적을 찾아 따라 갔습니다. 그 뱀의 흔적은 바다 속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부인은 바닷가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해가 떠서 아침이 다 되도록 엉엉 울고 있는데 갑자기 바다 한가운데에서 수염이 하얀 할아버지가 불쑥 솟아 오릅니다. “왜 그렇게 울고 있느냐?”할아버지가 묻습니다. 부인은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아서 어쩐지 낯이 익은 듯한 노인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대답을 합니다. “남편이 잘 기르라던 뱀을 잃어버렸습니다. 어쩌면 좋겠습니꺼?”그러자 노인은 “너는 네 남편이 살려주고 네가 먹여 살린 그 뱀이다. 원래 바다의 용이다.” 라고 말하며 구슬을 하나 부인에게 건네줍니다. “그동안 고마웠다. 이 구슬을 방문 앞에 파묻어 두거라.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나는 이제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 것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하며 펑 하고 용으로 변하더니 용트림을 하며 하늘로 높이 올라가 사라져버렸습니다.“에그머니나!” 부인이 깜짝 놀라 깨어보니 꿈이었습니다.“이게 뭔 꿈이고? 별 꿈이 다 있네.” 부인은 꿈이 하도 생생하고 신기하여 뱀이 있던 자리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뱀을 묶었던 줄이 풀려있고 뱀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고다란 구슬이 하나 놓여있는 것이 아닙니까? “엄마! 신기하기도 하데이. 꿈이라 해도 이렇게 진짜 구슬이 생겼으니 한번 묻어보기라도 하자.” 하며 부인은 꿈 속에서 시킨 대로 구슬을 방문 앞에 묻어두었습니다.
삼형제가 집을 떠나 성공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후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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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가 집을 떠나 성공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후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눈 먼 아내와 신기한 그물(3)회양은 바닷가라 어부들이 많았습니다. 아내는 매운 손끝으로 어부들이 쓰는 그물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나자 커다란 그물이 세 채나 완성되었습니다.“서방님, 이제 이 그물을 팔아 오세요.”정 서방은 생전에 그물을 만져본 적도 없었으므로 어디에 얼마를 주고 팔아야 할지 몰랐습니다. “이걸 어디 가서 팝니까? 그리고 얼마를 받아야 합니까?”이렇게 질문만 하고 있자니, 아내는 빙긋 웃으며 대답합니다. “회양 바닷가, 아무 포구로 가셔서 소경 그물이 나왔다고만 하세요.”정 서방은 그물 세 채를 지게에 지고 포구를 향해 걸었습니다. “아이쿠, 무거워. 이걸 하나라도 팔면 좋으련만 돌아올 때도 이렇게 무거우면 어쩌나.”정 서방은 그때까지만 해도 아내의 말을 반신반의하며 다시 짊어지고 돌아올 일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바닷가 포구에 도착한 정 서방은 지게를 내려 놓고 어부들이 그물을 사러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바쁜 듯 오가는 어부들은 정 서방의 그물은 본 체 만 체 하고 지나쳤습니다. 이러다가 하나도 못 팔고 다 짊어지고 돌아가게 될 것만 같아서 불안해진 정 서방은 소리내어 손님을 불러 보기로 했습니다. ‘아내가 소경 그물이 나왔다고 하라고 했지.’아내의 말을 기억한 정 서방이 소리를 쳤습니다. “에헴! 에헴! 여기 소경 그물이 왔어요. 소경 그물이 왔습니다.”단 한 번 소리쳤을 뿐인데 어부들의 시선이 일제히 정 서방에게 쏠렸습니다. 한 어부가 재빨리 달려와 묻습니다.“이것이 진짜 소경 그물이요? 그 아가씨가 시집을 갔다더니 멀리로 간 것이 아니오?”“아하, 그 소경 아가씨는 이제 제 아내가 되었습니다.”그러자 그 어부는 그물을 들춰 봅니다.“이 건 틀림없는 소경 그물일세. 곱게 가지런하고도 튼튼한 이런 그물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지.”그러더니 “내가 오십 냥을 주겠소.”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다른 어부가 달려와서 “내가 백 냥을 줄 테니 나에게 파시오.”라고 말합니다. 백 냥이라면 지금으로 치면 천 만원이나 되는 큰 돈입니다. 금세 백 냥으로 값이 오른 그물은 어부들이 앞다투어 사가며, 순식간에 세 채가 모두 팔렸습니다. 사실 ‘소경 그물’은 튼튼하고 예쁠 뿐만 아니라, 던지기만 하면 어디선가 귀하고 비싼 물고기들이 다가와 스스로 그물 안으로 모여든다고 하는 신통한 힘이 있는 그물로 어부들 사이에서 유명했습니다. 정 서방은 텅빈 지게에 삼백 냥이라고 하는 큰 돈을 싣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는 해마다 칡뿌리가 자라면 그 청울치로 그물을 만들었고 정 서방은 그 그물을 짊어지고 포구에 갔습니다. 그리고 갈 때마다 큰 돈을 벌어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십 년 이십 년이 되자 두 사람은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아들도 셋을 낳았습니다. 아들 셋은 다 똑똑해서 과거에 급제했습니다. 정 서방 네는 벼슬을 하지는 못했지만 재산이 많아지자 진사로 불리며 다시 양반 대접을 받았습니다. 세월은 흘러 정 진사와 안방 마님은 이제 나이가 들어 노부부가 되었습니다.옛날에는 서울에서 과거 시험이 있으면, 시골 사는 가난한 선비들이 서울로 가는 도중 날이 저물 때 그 마을의 가장 부잣집을 찾아가 신세를 지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그래서 선비들은 어느 마을에 도착하면 그 마을에 제일 부자가 누군지부터 수소문을 한답니다. “여기가 회양 땅이군.”어느 선비가 과거 시험을 가는 도중 회양에 도착했습니다. “이보게 여기서 제일 부잣집이 어딘가?”선비는 지나는 농부에게 묻습니다. 그러자 농부는 “아이쿠 회양 부자라 하면 정 진사가 제일입니다. 이제 정 진사 댁보다 잘 사는 집은 회양 땅에 없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선비는 정 진사 집에 묵게 되었고 그날 밤, 정 진사와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부자가 되었습니까?”선비가 묻습니다. “우리 집 사람이 짜는 그물이 비싼 값으로 팔린다오.”정 진사가 대답합니다. “아니 고작 어부의 그물로 이렇게 부자가 되었습니까? 그 그물이 얼마나 합니까?”그러자 정 진사가 허허 웃으며 대답합니다. “자세한 건 말할 수 없네만, 부르는 게 값이지. 마지막으로 받은 것은 참깨 3백 석이었다네.”참깨 삼 백석은 돈으로 얼마나 될까요?상상하긴 힘들지만 아마도 큰 돈이겠지요?선비는 깜짝 놀라며 다시 묻습니다.“안방 마님은 아직도 그물을 짭니까?”“우리 아내가 몇 해 전 환갑을 맞았다네. 그리고 이젠 더이상 그물을 만들지 않아. 이 정도면 충분하고도 남으니까.”하며 정 진사는 껄껄껄 기분좋게 웃습니다.비록 속아서 결혼했지만, 눈 먼 아내를 쫓아내지 않고 사이 좋게 지내며 부자가 된 이 이야기는 지금은 북한 땅이 된, 강원도 회양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눈 먼 아내와 신기한 그물(2)두 사람은 작은 밭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며 알뜰살뜰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아내는 아침 저녁을 짓고 살림을 하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계절이 바뀌어 이제 둘이 결혼하고 나서 첫 여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여름이 되면 회양에 있는 산에는 칡 뿌리가 많이 자랍니다. 어느날 아내는 정 서방에게“서방님, 밭일을 마치시고 집으로 돌아오실 때 칡 뿌리를 지게에 한 짐 씩 실어 가져다 주세요.”이렇게 부탁을 했습니다. “그러겠소.”회양 땅에 칡은 흔한 것이니 정 서방은 흔쾌히 대답했습니다. 정 서방은 밭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말한 대로 칡 뿌리를 끊어서 한 짐 씩 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눈 먼 아내는 하루 종일 칡 뿌리를 하얗게 껍질을 벗기고 칡 뿌리의 껍질 속, 청울치를 깨끗이 다듬어 두었습니다. 그렇게 날마다 다듬어 둔 청울치가 산처럼 쌓였을 때,“이 청울치를 매달아야겠으니 벽에 고리를 만들어 주시지 않으시겠어요?”라고 아내는 부탁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요.”라고 대답하고 튼튼한 쇠 고리를 벽에다가 박아 주었습니다. 아내는 그 고리에 칡을 걸고 노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질긴 칡 청울치를 가늘게 가늘게 갈라서 실처럼 만들고 그 실을 고리에 묶어 비비, 꼬고 꼬아 튼튼한 노끈을 길게 길게 만들었습니다. 얼마 후 정 서방네 방 한구석에는 서리서리 말아놓은 청울치 노끈이 가득했습니다. “서방님, 제 친정 집에 다녀오셔야겠어요.”어느날 아내가 말했습니다.“아니, 처가엔 왜 가라 하십니까?”거짓말한 이방이 내심 미웠던 정 서방이 물었습니다. “제 친정에 가서 ‘따님이 쓰시던 연장을 주십시오’. 하면 제 물건들을 내주실 겁니다.”아내는 그렇게 설명했습니다. 정 서방은 아내가 시키는 대로 처갓집에 갔습니다. 한편 처가집에서는 소경 딸을 속여서 시집 보내놓고서는 늘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이방 부부는 눈먼 딸이 살림이나 제대로 할까 걱정했고 딸이 행복하게 사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죽더라도 시집이나 한 번 가보고 죽어라 하는 마음으로 시집을 보냈던 것입니다. 그렇게 걱정하고 있는 참에 사위가 장인 장모를 찾아오자 참으로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아니고 정 서방, 어쩐 일인가? 내가 우리 딸이 소경인 걸 속여서 미안하네.”이방은 이제서야 사위의 눈도 못 마주치며 사과를 합니다. 그리고 장모는 닭을 잡는다 국수를 삶는다 하며 상을 차려 백년 손님이라는 사위를 잘 대접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이렇게 찾아왔는가?”상을 물리고 차를 마시며 이방이 묻습니다. “사실은 아내가 자신이 쓰던 도구를 가져다 달라고 해서 찾아온 것입니다.”융숭한 대접에 조금은 남아 있던 앙금마저 깨끗이 사라진 정 서방은 장인에게 말했습니다. “그럼, 오늘은 늦었으니 여기서 자고 내일 잘 챙겨서 가지고 가도록 하게나.”이방은 말했습니다. 이튿날이 되자 이방은 딸이 쓰던 물건이라며 커다란 바구니를 건네 줍니다. 바구니에는 고기잡이 어부들이 그물을 만들 때 쓰는 연장들이 여러 개 담겨 있었습니다. 장인 장모는 못내 아쉬워하며 문밖까지 한참을 따라나오며,“우리 애가 처녀 때부터 손 재주가 좋기는 했다네. 뭘 만들어도 야무지게 참 잘 만들어.”장모도 이제사 사위의 눈을 바라보며 모처럼 딸 자랑을 해봅니다. 정 서방은 그 연장들을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으니 딱히 재미난 일도 없고, 이런 소일거리라도 있으면 심심하지는 않겠어.”정 서방은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정 서방이 친정에서 그물을 뜨는 노가 들어 있는 연장 바구니를 가져다 주자 아내는 더듬더듬 더듬어 연장을 꺼내며 기쁜 얼굴로 말합니다. “이제 됐어요 서방님. 우리는 더 잘 살 수 있을 거예요.”아내가 이렇게 말했지만 정 서방은 눈이 보이지 않는 아내가 그물을 만들면 얼마나 만들겠나 싶어서 아내의 말이 하나도 미덥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꿈에 부풀어 있는 아내의 말에“허허, 이제 우리도 큰 부자가 되겠구려. 어디 한 번 회양 땅 제일가는 부자가 되어 봅시다.”라며 장단을 맞추어 주었습니다.
눈 먼 아내와 신기한 그물(1)옛날 강원도 회양 땅에 정 도령이라는 남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정 도령은 번듯한 양반집 귀한 아들로 태어났지만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졸지에 고아가 되었습니다. 부모도 없고 일가 친척도 없는 정 도령은 비록 양반의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 남의 집 농삿일도 도와 가며 먹을 것을 얻어서 근근히 생활을 했습니다.그렇게 살아가느라 정 도령은 나이가 삼십이 되도록 장가도 가지 못하고 아직도 도령이라 불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가 혼담을 가지고 찾아왔습니다.“자네 나이가 삼십이나 되었으니 장가를 가야할 때가 훨씬 지났네.”“누가 나같이 가난한 사람에게 시집을 오려 하겠나.”정 도령은 장가를 가서 가정을 이루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자신이 없었습니다“자네 혹시, 평민 아가씨라도 괜찮겠는가?”비록 가난하지만 신분이 높은 집안의 아들이었던 정 도령에게 친구는 넌짓이 묻습니다. “내가 과거에 양반 집 아들이라는 것이 무슨 상관인가. 이제 남의 집 머슴보다 못한 처지가 되었으니 평민 아가씨라도 내겐 과분하네.”정 도령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마침 회양 고을 이방에게 딸이 있는데 나이가 차서 스물이나 됐는데 아직 시집을 못 보냈다고 하네. 내가 혼사를 넣어 보면 어떨까?”“좋다 마다, 꼭 알아봐 주게. 무조건 그녀에게 장가 가겠네.”양반이고 평민이고 가릴 처지가 아닌 정 도령에게 그의 말은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습니다. 얼마 후 친구는 다시 찾아왔습니다. “친구, 잘 됐네. 이방 집에서도 자네가 양반 댁 자제라고 아주 좋아하는구먼. 어서 서둘러 날을 잡고 혼례를 올리자고 하네.”이렇게 해서 나이 삼 십 노총각 정 도령은 혼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결혼을 할 때 집안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결혼할 당사자는 결혼을 할 때까지 얼굴도 못 보는 경우가 아주 흔했습니다. 가난한 정 도령도 신부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채 결혼을 하러 회양 어느 고을로 갔습니다. 이방의 집에서는 결혼식 준비를 잘 차려 주었습니다. 정 도령은 결혼 당일이 되어서야 색시의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살포시 눈을 감은 색시 얼굴을 보자니 나이는 많았지만 평범하고 인상이 좋았습니다. 결혼식이 다 끝나고 드디어 첫날밤이 되었습니다. “이보게 이제 눈을 떠서 내 얼굴을 보시게. 비록 내가 노총각이지만 아주 못생긴 얼굴은 아니니 내 얼굴을 한 번 봐주게나.”좀처럼 눈을 뜨지 않던 아내에게 이제 상투를 틀고 정 도령이 아닌 정 서방이 된 그가 다정히 말했습니다. “아직 모르셨습니까?”새 신부는 깜짝 놀라며 정 서방에게 말합니다. “무슨 말이오?”정 서방이 무슨 일인가 하여 물어봅니다. “저는 눈을 뜨지 못하는 소경입니다. 제 아버지가 그런 말을 안 하셨다면, 지금이라도 결혼을 무르셔도 괜찮습니다.”새 신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제 결혼을 무른다면 그녀는 다시는 결혼을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내가 모르긴 했지만, 이제 당신이 소경이라 해서 결혼을 무를 생각은 없소.”맘씨 고운 정 서방은 거짓말을 한 이방은 미웠지만 솔직한 신부의 말에 용서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옛날 양반들은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선비란 모름지기 점잖게 글만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런 어느 선비의 이야기입니다. 선비는 생전에 일이라곤 해본 적이 없었고 부모가 쌀을 사주고 부인이 밥을 해주면 그것을 먹고 사랑채에 앉아 하루종일 글만 읽으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마저 돌아가셨습니다. 선비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장례를 치러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선비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시체를 항아리에 넣어 뒤뜰에 묻어두었습니다.이제 부모도 없으니 돈을 주는 사람도 없어서 부인이 남의 집에 가서 일을 해주고 얻어오는 음식으로 간신히 끼니를 잇는 어려운 형편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집안 형편이 가난한 중에도 선비는 여전히 책상머리에 앉아 글만 읽을 뿐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여러날이 지난 어느날 사랑에서 글을 읽고 있자니 안채에서 아기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내가 아기를 낳은 것입니다. 아기까지 생기고 보니 선비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와 아기를 위해 무언가 해야 했습니다. .......
옛날 양반들은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선비란 모름지기 점잖게 글만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런 어느 선비의 이야기입니다. 선비는 생전에 일이라곤 해본 적이 없었고 부모가 쌀을 사주고 부인이 밥을 해주면 그것을 먹고 사랑채에 앉아 하루종일 글만 읽으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마저 돌아가셨습니다. 선비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장례를 치러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선비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시체를 항아리에 넣어 뒤뜰에 묻어두었습니다.이제 부모도 없으니 돈을 주는 사람도 없어서 부인이 남의 집에 가서 일을 해주고 얻어오는 음식으로 간신히 끼니를 잇는 어려운 형편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집안 형편이 가난한 중에도 선비는 여전히 책상머리에 앉아 글만 읽을 뿐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여러날이 지난 어느날 사랑에서 글을 읽고 있자니 안채에서 아기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내가 아기를 낳은 것입니다. 아기까지 생기고 보니 선비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와 아기를 위해 무언가 해야 했습니다. .......
옛날 양반들은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선비란 모름지기 점잖게 글만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런 어느 선비의 이야기입니다. 선비는 생전에 일이라곤 해본 적이 없었고 부모가 쌀을 사주고 부인이 밥을 해주면 그것을 먹고 사랑채에 앉아 하루종일 글만 읽으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마저 돌아가셨습니다. 선비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장례를 치러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선비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시체를 항아리에 넣어 뒤뜰에 묻어두었습니다.이제 부모도 없으니 돈을 주는 사람도 없어서 부인이 남의 집에 가서 일을 해주고 얻어오는 음식으로 간신히 끼니를 잇는 어려운 형편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집안 형편이 가난한 중에도 선비는 여전히 책상머리에 앉아 글만 읽을 뿐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여러날이 지난 어느날 사랑에서 글을 읽고 있자니 안채에서 아기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내가 아기를 낳은 것입니다. 아기까지 생기고 보니 선비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와 아기를 위해 무언가 해야 했습니다. .......
자식을 희생하면서까지 마을을 위해 헌신한 어느 양반 이야기입니다.
자식을 희생하면서까지 마을을 위해 헌신한 어느 양반 이야기입니다.
자식을 희생하면서까지 마을을 위해 헌신한 어느 양반 이야기입니다.
선비가 그려준 비둘기 그림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선비가 그려준 비둘기 그림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선비가 그려준 비둘기 그림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