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시각에서 본 ‘미-러 정상회담, SCO 정상회의, 9ㆍ3 열병식’
Description
미-러 정상회담,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93행사, 타이완 시각에서 본 의미
-2025.09.08.-(월요일 시사 프로그램)
-타이완ㆍ한반도ㆍ양안관계ㆍ시사평론
중국과 러시아 외에도 인도, 파키스탄, 이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이 정회원국으로, 몽골은 옵서버로, 사우디 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튀르키예는 대화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는 제3세계, 개발도상국가 등이 주가 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결집하는 움직임은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 국가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며, 어느 정도 예전의 동서 양대 진영의 대립 구도와 유사한 면이 있다.
9월3일 베이징의 열병식이 국제 언론의 주목을 끈 다음 날(9월4일) 국책연구원은 미국-러시아 알래스카 정상회담(8월15일, 미국 알래스카), 상하이협력기구 25차 정상회의(8월31일~9월1일, 중국 톈진), 중국의 세계2차대전 전승 기념 행사(9월3일)의 의미를 시간 순서에 따라 학자/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 좌담회를 개최했다.
국책연구원 이사장 겸 원장 티엔홍마오(田弘茂)는 정치 외교와 상공업협회 최고 고문 및 국가 정책 고문다운 예리한 통찰력으로 이날 좌담회 중점에 대해 개회사에서 설명하였고, 1,2 세션에서의 토론 결과를 폐회사를 통해 간결하면서도 깊이있게 해설하였다.
8월15일 미국 알래스카, 8월31일과 9월1일의 중국 톈진, 9월3일 베이징, 두 곳에서 정상회의가 진행되었고 한 곳에서 대규모적인 열병식이 열렸었다. 이상 3가지 행사가 타이완에 대해 즉각적이거나 직접적으로 영향을 가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정세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는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그건 언젠가 타이완의 총체적 안전에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의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은 노딜로 끝났다. 다만 그들이 토론한 의제에는 단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건 주지할 것이라 믿는다. 푸틴에게는 전쟁의 종식보다 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더 커보인다. 예컨대 미국 등 서방세계 국가들에 의해 동결된 모스크바 특권층 재산 문제가 이중 하나 일 것이고, 이 외에는 북극 항로에 대한 미-러 간의 관심이 높다는 것도 주목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이나 평화 협정 담판에 대해서는 얽힌 문제가 매우 복잡하여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처음부터 하지 않은 듯해 보였다. 다만 알래스카 정상회담 이후 유럽연합 국가들, 나토 회원국들은 최소한 앞으로 반드시 단결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고,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 영국과 유럽연합 국가들이 예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미국산 우수 무기들을 더 많이 구매해야 하고, 유럽 국가들의 군비 예산은 더 높아지게 된다.
국제무대에서 누가 메뉴판에 있고, 누가 테이블에 있는지 강국과 상대적으로 약소 국가가 비교된다. 스테이크 홀더의 알래스카 정상회담 뉴스를 보며 차가운 현실을 체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45년 2월 얄타회담이 그렇고, 1938년 9월 뮌헨협정이 그런 것인데,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폭발한 후 한동안 타이완에서는 ‘오늘의 우크라이나, 내일의 타이완’과 같은 소극적인 말이 유행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마지하는 모습을 보며, 혹시 트럼프와 시진핑도 저런 모습으로 만나지나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이다.
국제 패권 다툼을 말할 때, 기원전의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의 명언을 인용하곤 한다. 그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강자와 약자의 관계, 즉 인간관계를 정의할 때 ‘힘이 대등할 때’라는 전제 조건을 내놓았다. 강자와 약자가 확연히 구분된다는 것이고, 동등한 위치에서의 관계 건립은 불가능하다는 걸 2천4백여 년 전에 역사서에서 기술하였는데 그게 지금 현재 국제 질서에서도 적용된다. 1938년 뮌헨협정과 1945년 얄타협약이 그러한 것이다. 작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도 ‘테이블에 앉지 않으면 메뉴에 있다’는 말을 하여 힘에 의한 현실의 차가움을 실감하게 하였다.
중화민국 외교부 북미 국장, 주미, 주이탈리아, 주헝가리 대사 등을 역임한 국책연구원 고위 고문 가오숴타이(高碩泰)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한 사실은 그리 먼 역사는 아니라며 강권통치가 마련한 미-러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에 아주 짙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말했다.
8월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전, 미국과 유럽 맹우들이 키이우정부에 전후 ‘안전 보증’을 제공한다는 등의 의제를 놓고 토론했고, 영토 교환이나 러시아가 점령 중인 동부 지역을 승인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영토교환’도 거론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알래스카 회담 자체는 국제사회의 어느 쪽에서든 낙관적이거나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본다.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중국전략계획 담당 마이클 필스버리는 폭스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토지 등 본래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곳을 탈취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시진핑에게 ‘그래 (당신도) 해보시오’라는 신호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경고를 했다. 중앙연구원 구미연구소 린정이(林正義)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하루속히 끝나면 타이완에게는 유리하다’며 ‘그렇게 되면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래스카 회담을 보며 베이징은 그 전쟁이 더 지속되기를 바랄 것이고, 타이완은 조속히 정전하여 미국이 중국에 집중 대항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결론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비록 지난 2월 백악관에서 수모를 당했지만, 지금은 유럽연합 국가들의 따뜻한 성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제 전쟁범죄자 수배령까지 내려진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어떠한가? 슈퍼 파워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그것도 최고의 대우를 받는 장면이 세상이 퍼졌고, 또 다른 강권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친분을 과시하는 등, 이 세상은 역시 힘에 의해 움직이고 질서 재편을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9월3일 베이징 열병식은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명목으로 실시되었고 시진핑의 담화 내용은 매우 간결하였다. 열병식을 보며 무력 위협을 느끼게 하는데, 타이완의 양안문제 전문가, 사립 담강대학교 양안관계연구센터장 장우위에(張五岳) 교수는 현재 미국의 주류 여론은 중국을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고, 그 반면 베이징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신뢰 기초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등 여러 현상을 감안할 경우 타이완은 미-중 양국이 거래하는 카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맨, 비즈니스 거래 성격, 돈을 밝히는 등의 특성으로 인해 사실 타이완에서는 트럼프가 타이완을 카드 취급을 하며 시진핑과 거래를 할 수 있고, 그래서 타이완의 주권과 이익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장 교수는 ‘목전의 상황, 현 시점에서 볼 때 타이완을 가지고 거래할 확률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주류 관원들과 국민, 언론, 여론 등 모두 중국을 가장 큰 위협과 잠재적 에너미로 여기고 있어 어느 한 개인의 의지로 변화하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성공을 품고 그의 성취감을 부풀리는 성격인데, 베이징당국이 당장 트럼프를 만족시킴으로써 타이완을 가지고 거래하도록 할 만한 조건 카드가 없어 보인다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양안관계나 미중 갈등이나 한문으로 ‘투이불파’라는 사자성어를 십수 년이나 써왔다. 서로 갈등이 있고 투쟁한다는 건 상호 관계에서 수용을 한다는 것이고, 그렇지만 아무리 관계가 악화되든 그게 전쟁으로 치닫기까지는 하지 않는다는 레드라인을 의미하는 것이다. 바꿔 말해 상호 관계는 기본 구도 자체가 사실 취약하다, 하지만 그 리스크는 아직까지 각자 자제하며 통제할 수 있는 정도라는 것이다. 미중관계의 작은 변화라도 미래 양안관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건 기정 사실로 여겨야 할 것이다. 지금 현재 상황으로, 힘에 의한 질서이고 발언권 장악을 인지하면서, 앞으로의 대외관계, 양안관계를 타이완은 고민해야 할 것이다. -白兆美
취재/사진 ㆍ원고/보도: 백조미














